◇박성욱 앵커>
군 관련 시설이 집중돼있는 한 어촌 마을이 있습니다.
군 훈련과 소음 등으로 주민들이 수년째 민원을 제기했지만 오랫동안 해결책 없이 제자리걸음을 걸었는데요.
충남 보령시가 관여해 엉켜있던 실타래를 조금씩 풀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신국진 기자와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신 기자, 민원이 제기된 어촌마을이 어디인가요.
◆신국진 기자>
네, 충남 보령에 위치한 독산마을 이야깁니다.
독산마을에는 독산 해수욕장이 있는데요.
(독산해수욕장 / 충남 보령시)
독산해수욕장은 충남 보령의 대표적인 가족단위 피서지 가운데 한 곳입니다.
해수욕장과 마을 사이에는 소나무 숲이 있어서 평일임에도 많은 관광객들이 캠핑을 즐기는 장소라고 합니다,
특히, 캠핑 공간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어서 인기가 많다고 합니다.
해변 역시 물이 맑고, 경사가 완만해 아이들도 물놀이하기 좋은데요, 갯벌에서는 조개와 고동 등 수산물이 풍부해 학생들의 체험 학습장으로도 자주 이용되고 있습니다.
◇박성욱 앵커>
서해바다의 아름다운 섬들과 어울려서 정말 멋진 경치를 선보이는 듯한데요.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 어떤 민원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신국진 기자>
네, 주민들이 호소하는 민원은 소음입니다.
취재하는 동안 어떤 소음인지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영상을 보시겠습니다.
현장음>
"두두두 두두두~"
현장음> 안내방송
"빨간색 깃발을 넘어선 수영과 보트 이용을 금해 주시길 바랍니다. 이상은 독산해수욕장 관리사무소에서 안내 드렸습니다."
◇박성욱 앵커>
전투기나 비행기 소리인 듯한데요.
미사일 사격 소리도 들리는 것 같은데요.
◆신국진 기자>
맞습니다.
전투기 훈련 소음과 사격 소음이 함께 들린 건데요.
독산해수욕장 바로 옆에 위치한 공군 사격장에서 들리는 소음입니다.
인터뷰> 김도경 / 충남 보령시 독산해수욕장 어촌계장
"첫 번째는 소음이죠. 소음이 어느 정도냐면 전화통화를 하다가 안 들려 이따 하자고 할 정도고요. 영업하시는 분들은 피해가 있겠죠. 왜냐하면 소음이 너무 커서 지금 지나가는 비행기 소리는 약하다고 할 수 있거든요. 일상생활에 지장을 많이 받고요. 두 번째는 제가 어촌계장이거든요. 어촌계장으로서 조개를 잡기 위해 해안가를 내려가는 것조차 제한을 받고 있어요."
◇박성욱 앵커>
소음으로 인한 문제가 상당히 심하군요.
그런데 독산해수욕장 주변에는 군 시설이 더 있어서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한 거라면서요.
◆신국진 기자>
네, 맞습니다.
바로 옆에는 또 다른 육군 해상 훈련장이 있습니다.
군 시설이라 자세히 안내할 수는 없는데요.
관광객들이 찾아오는 해수욕장 바로 옆에는 군인들이 훈련하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저희가 취재를 다녀온 날에도 군인들이 해상 훈련을 하고 있었는데요.
한쪽에서는 시민들이 휴식을 즐기고, 또 다른 한쪽에서는 군인들이 훈련하는 풍경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영상취재: 이정윤 / 영상편집: 장현주)
인터뷰> 김영섭 / 보령시청 자치행정과 시정팀장
"독산해수욕장 주변으로 공군 전투비행단, 독산 앞바다에 육군 레이더 기자, 해안 해변가에는 육군 해상훈련장 등 군 시설이 다수 위치하여 주민들의 생활터전이자 관광지임에도 군 훈련에 따른 어업 활동 지장, 전투기 소음, 관광객 기피감 조성 등 주민과 군 간 갈등이 전부터 지속돼 오는 상황입니다."
◆신국진 기자>
육군 훈련은 1989년부터 매년 여름 전개하고 있었고요.
항공 훈련 역시 수년 째 이어오고 있는 훈련이라고 합니다.
◇박성욱 앵커>
네, 듣다 보니 독산해수욕장에는 육군과 공군 훈련장이 있는 건데요.
훈련시설의 이전만이 주민들의 민원을 완벽하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일 듯한데요.
사실 군 관련 시설의 이전 등이 쉽지 않은 게 사실이거든요.
◆신국진 기자>
맞습니다.
그래서 지역 주민들이 지금까지 불편을 겪었고, 참아왔다고 볼 수 있는데요.
이런 갈등의 실타래를 풀기 시작한 건 대화였습니다.
충남 보령시는 갈등 주체인 군과 주민들의 대화를 지난 2017년부터 시작했는데요.
꾸준하게 시와 군부대, 주민이 참여한 간담회를 가졌고, 종합적인 협의안을 담은 협약식을 지난 6일 가졌습니다.
보령시의 중재로 군과 주민들이 서로 협력하는 기준을 마련한 건데요.
우선, 해상 훈련을 진행하는 군부대는 지역 어촌계 요청 시 해안가 환경 정화활동을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또한, 지역에 재난이 발생하면 군부대가 대민지원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여름철 극성수기 기간에는 관광객들을 고려해 훈련 기간을 조정하고, 군용지에 무료 임시 주차장을 조성해 주민과 관광객들의 편의를 향상시키기로 약속했습니다.
인터뷰> 김영섭 / 보령시청 자치행정과 시정팀장
"이번 협약에 참여한 기관단체는 보령시와 육군 제5602부대, 독산어촌계입니다. 군부대는 주민들의 영농 활동을 지원하고, 재난 등 피해 시 대민지원, 주차난 해소를 위해서 군 용지 개방 등입니다. 주민들은 군부대 훈련의 원활한 진행을 협조하고, 저희 보령시는 행정적 재정적으로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무엇보다 협의를 통해 갈등을 봉합하고, 상호 간 발전을 위한 논의의 여건이 마련된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박성욱 앵커>
협약 내용을 보니 주민들은 한 발 양보하고, 군부대는 마을 주민과 상생 협력에 초점을 맞춘 사례 같습니다.
그렇다면 가장 큰 민원이었던 소음 부분도 해결된 건가요.
◆신국진 기자>
아닙니다.
아직 완벽한 해결이라고 할 수는 없는데요.
충남 보령시는 주민과 관련 군부대와 꾸준하게 소통함으로써 주민들이 겪는 불편을 해소할 수 있는 대안을 조금씩 찾아갈 계획입니다.
인터뷰> 김영섭 / 보령시청 자치행정과 시정팀장
"독산해수욕장은 원만한 바다와 부드러운 경사, 모래사장으로 해수욕을 즐기기에 아주 최적입니다. 그래서 가족단위 피서지로 인기를 얻고, 소나무 숲에서의 캠핑과 휴식, 바지락, 밀조개 등 해루질 여건 또한 좋아 많은 관광객이 방문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주민들의 농어업 지원, 자연경관을 보전한 생활 및 소득기반 조성이 보령시와 주민들의 중요한 과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인터뷰> 김도경 / 충남 보령시 독산해수욕장 어촌계장
"우리가 겪는 고통에 비해 너무 미비하다는 거죠. 그리고 어촌이 삶의 터전이고, 삶의 생계가 있는데요. 우리가 조업하러 갈 때 못하게 해요. 저희 어촌계가 86명인데요. 1가구에 2명씩 활동을 하다 보니 155명이에요. 그분들이 바다에 가서 조업해야 하는데요. 못해요. (앞으로) 저희 마을하고 조금의 조율이나 조정이나 협약이...“
◇박성욱 앵커>
갈등 해결을 위해서는 상호 간 신뢰가 상당히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데요.
완벽한 해결책은 아니지만 이번 협약을 시작으로 상호 간 신뢰를 쌓아서 주민과 군 모두 지속 가능한 동반 성장의 발판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보겠습니다.
신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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