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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청 앞 냄새나는 '장벽'···1년째 주민 불편 계속
등록일 : 2021.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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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민 앵커>
지방자치단체 청사 건물 앞에 커다란 장벽이 올라가 있다면 어떨까요.
실제 벽은 아니지만 볏짚 더미인 곤포 사일리지가 건물 앞을 막고 있어 마치 장벽처럼 보이는 곳이 있는데요.
주민들의 민원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어떤 사연인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최영은 기자 소개해주시죠.

◆최영은 기자>
네, 말씀하신 곳은 전라북도 도청소재지인 전주입니다.
현재 곤포사일리지, 즉 볏짚을 하얀 비닐로 감싼 원통형의 커다란 뭉치들이 전북도 청사 앞에 쌓여서, 약 100m 가량 줄지어 늘어서 있습니다.

◇김용민 앵커>
원통형의 커다란 뭉치라면, 우스갯소리로 공룡알이나 마시멜로우라고 부르기도 하는 그걸 말씀하시는 거죠?

◆최영은 기자>
네, 맞습니다.
농촌에 가면 흔히 볼 수 있었던 그 곤포 사일리지가 어떻게 도청 앞에 있는 건지, 궁금하실 텐데요.
우선 현장을 화면으로 보시겠습니다.

◆최영은 기자>
전라북도청사 앞입니다.
곤포사일리지가 마치 장벽처럼 세워져 있습니다.
곤포사일리지 하나당 가로세로 길이만 1m~1.5m 정도는 돼 보였는데요.
이 곤포사일리지가 2단으로 쌓여있고, 청사 앞길을 따라 족히 100m 정도는 늘어져 있는 모습입니다.
보기에도 좋지 않은데, 더욱 문제는요.
시간이 흐르면서 곤포사일리지 안에 있는 볏짚에 부패가 진행되면서 냄새가 나기 시작한 건데요.
제가 갔던 날이 비가 온 뒤 습한 날이라 그런지, 정말 도청사 앞을 지나니 퀴퀴한 냄새가 났습니다.
뿐만 아니라 도청 앞이라 나름 도보가 널찍한 편이었는데도 이 곤포사일리지 때문에 두 사람 정도가 지나가기도 벅찬 도로가 되었고, 만에 하나 이 곤포사일리지가 쓰러지기라도 한다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라는 겁니다.
이 문제를 오랜 시간 고민했던 도의원을 만나봤습니다.

인터뷰> 김희수 / 전라북도의회 의원
"보시다시피 상당히 오랜 시간이 경과 되면서 이 금이 가서 찢어져서 밖으로 쏟아질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아시다시피 무게도 있지만 물을 먹어서 더 무거워서 지게차로 운반할 정도거든요. (중략) 상당히 위험한 상황입니다."

◆최영은 기자>
이런 상황에서, 시민들은 지난 1년간 많은 민원을 제기했습니다.
도청사 앞이기 이전에 많은 시민들이 평소에 오가는 길이기 때문인데요.
근처에는 버스정류장이, 길 건너편에는 식당과 병원 등 편의시설들이 위치해 있었습니다.
또한 전북도청사는 이른바 개방청사라고 해서 누구나 들어가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인데요.
작은 정자와 인공 연못, 산책로 등이 잘 조성돼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곤포 사일리지가 막아서고 있어 휴식은 커녕, 도청 내부가 제대로 보이지도 않는 상황입니다.

인터뷰> 공도연 / 전주시 서신동
“지나다닐 때 냄새가 나고 보기에도 안 좋기도 해요. (중략) 여기 왜 이게 있는지 모르겠어요.”

인터뷰> 김은화 / 전주시 효자동
“왔다 갔다 할 때 냄새가 많이 나고요. (중략) 24:05 지나다닐 때 위험해 보이기도 하고요. 다른 사람이 볼 때 미관상 좋지도 않고 해서요. 이 부분이 잘 해결되면 좋겠습니다.”

◇김용민 앵커>
네, 정말 답답한 문제인데요.
이쯤되면 의문점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이 곤포사일리지, 왜 여기에 쌓여있는 건가요.

◆최영은 기자>
네, 곤포사일리지를 쌓은 건 도내 농민들입니다.
사연이 있는데요.
간단히 정리하자면 농민들에게 지급하는 수당을 높여달라고 주장하면서, 전북도와 협의가 원만하게 되지 않자 이렇게 곤포사일리지를 쌓아두고 농성을 하고 있는 겁니다.
벌써 1년이나 된 문제라는데요.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전라북도는 전국 지자체 최초로 도내 농민들에게 공익 수당을 지난해부터 지급하기 시작했습니다.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인정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농가당 연간 60만 원을 지급하는 건데요.
지난 2018년도부터 논의를 시작해서 19년도, 조례가 만들어졌고 지난해 사업이 시행된 겁니다.
그런데 일부 농민단체에서, 조례 내용 변경을 요구하고 있는데요.
수당을 확대해달라는 내용입니다.
이런 요구와 함께 농민들이 곤포 사일리지를 청사 앞에 야적하기 시작했던 겁니다.
전북도 관계자 설명을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터뷰> 김석면 / 전라북도 농산유통과장
"현재는 농가당 (공익 수당을) 60만 원씩 주고 있습니다. 1년에. (중략) 706억 원 정도 소요되고 있고요. 도내 농가 수는 12만7천 가구 정도고요. (중략) 그런데 일부 농민단체는 농가당 주지 말고 농민 단위로 줘야 한다. 그 농민 단위는 현재 인원수는 22만 명이 되거든요. (중략) 그리고 농가당 60만 원을 주는 것을 농민당 120만 원을 달라는 거예요. 그러면 지금 706억 드는 예산이 2천700억 원 정도, 네 배 정도가 들어가는 거죠. (중략) 사실상 힘들다고 볼 수가 있죠"

◇김용민 앵커>
네.그러니까 지자체와 농민 단체 간 이견으로 이런 일이 발생 한 거라는 설명이군요.

◆최영은 기자>
맞습니다.
농민 단체와 전북도 각각 입장이 있는 건 맞는데요.
사실 불편은 고스란히 도민들의 몫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상취재: 김정섭, 임주완 / 영상편집: 오희현)

도청 앞이기도 하지만, 이곳은 누구든 지나갈 수 있는 도보잖아요.
이 길을 매일 이용해야 하는 주민도 있는데, 양측 협의에 앞서, 곤포 사일리지부터 철거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터뷰> 김희수 / 전라북도의회 의원
"치워지지 못한 이유는 도와 농민 단체의 대립적인 상황에서 해결방안을 찾아야 하는데 쉽사리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중략) 개인적인 이익보다는 도민의 안전, 위생, 건강을 생각한다면 하루빨리 이 곤포사일리지를 치워 놓고 그다음에 대화와 협상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김용민 앵커>
네, 맞습니다.
그렇다면 이 문제 현재 어느 정도 해결이 되고 있는 건가요?

◆최영은 기자>
네, 일단 전주시 측에서는 곤포 사일리지 야적과 관련해 농민 단체에 불법 도로점용에 대한 계고장을 발부했습니다.
또 전북도는 농민단체와 수차례 대화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다행히 협의가 최근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전북도청은 지난달에도 해당 사안을 해결하기 위해 해당 농민단체와 만나 관련 협의를 진행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인터뷰> 김석면 / 전라북도 농산유통과장
“저희가 한 네 차례 정도 협의를 했는데 기본적으로 농민분들도 도민 모두가 불편해하고 냄새가 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인식을 같이 하고, 공감을 했다고 판단이 됩니다. 향후 문제가 해결되려면 좀 더 깊이 있는 대화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최영은 기자>
아직 뚜렷한 철거 계획은 나오지 않았지만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울러 전북도는 농민에게 지급되는 수당의 내용과 규모 등을 중앙 부처에서 논의해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전했습니다.
이미 많은 지자체가 농어민에게 수당 지급을 개시한 만큼, 정부 차원의 지원 등도 필요하다는 설명입니다.

◇김용민 앵커>
네, 알겠습니다.
전라북도청 앞에 쌓인 곤포 사일리지와 관련된 내용 살펴봤습니다.
지역 주민들을 생각한다면 대화에 앞서, 이 곤포 사일리지를 먼저 철거하고 협의를 이어가는 것이 맞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모쪼록 빨리 해결이 돼서 악취와 안전 문제 그리고 보행자 불편이 해소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최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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