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욱 앵커>
입주를 앞둔 아파트 정문 앞에 오랜 기간 방치된 시설이 있는데요.
우범화가 우려돼 민원을 신청한 주민들이 있습니다.
어떤 사연인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최영은 기자 소개해주시죠.
◆최영은 기자>
네, 저희 개선문에서 그동안 빈집과 관련한 민원을 몇 차례 소개해드린 적이 있는데, 기억 하시나요.
◇박성욱 앵커>
그렇습니다.
주변 미관을 해치고 또 범죄 가능성을 높여서 지역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해서 저희가 취재했던 내용 기억이 나는데요.
◆최영은 기자>
네, 맞습니다.
빈집은 슬럼화의 상징이라고 해서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지는데요.
오늘 소개해드릴 내용은 어쩌면 빈집보다 더 문제가 될 수 있는 곳입니다.
바로 폐쇄된 군 소초입니다.
현장을 화면으로 보시겠습니다.
인천 송도의 한 신축아파트 건설 현장입니다.
오는 2023년, 준공돼 입주가 시작될 예정인데요.
1천200세대가 넘는 대단지 아파트입니다.
문제의 군 시설은 동막소초 라고 불리는, 과거 육군 17보병사단에서 사용한 소초인데요.
새로 지어질 아파트 정문에 해당하는 곳 바로 앞에 위치해 있습니다.
그리고 바로 앞으로는 바다가 매립된 곳 사이로 호수가 자리해 경치도 아름다운 곳이며, 주변으로는 고층 건물이 즐비해 있는데요.
이 아름다운 경관과, 그리고 도시화 된 주변 모습과도 어울리지 않아 보였습니다.
지역 주민을 만나봤습니다.
인터뷰> 김용희 / 인천광역시 연수구
"5살 짜리(아이)가 '아빠 여기 누가 살아?' 라고 물어보기도 하고요. 요즘 아이들이 폐가라는 단어를 아는데, 폐가냐고 물어보기도 하고요. 어떻게 보면 상반된 모습이거든요. 저기는 도시적인데 여기는 폐가가 있다는 것 자체가..아이들 눈높이에서도 굉장히 안 좋고요."
인터뷰> 홍성빈 / 연수구 송도동
"비가 오거나 눈 오는 날 빼고는 거의 매일 여기를 한 바퀴씩 4km 정도를 (운동하며)돌고 있는데요. (중략) 폐건물의 음산한 기운 때문에 아침에 조깅 하는데 더 빨리 뛰게 되고 성인 남성임에도 그런 부분이...(께름칙합니다)."
◆최영은 기자>
네, 방금 보신 두 분은 동막소초 바로 앞에 준공될 새 아파트에 입주할 주민들입니다.
말씀드렸듯이 오는 2023년 입주가 예정돼 있는데요.
이 많은 주민들은 새로운 보금자리를 분양받고 설레는 마음으로 입주를 기다리고 있을 텐데,
아파트 정문이 될 곳 바로 앞에 떡하니 폐건물이 있다면 상당히 불쾌할 것 같습니다.
◇박성욱 앵커>
네, 공감이 됩니다.
가족들과 새 아파트에서 편안하게 지내면서, 주변으로 아름다운 경관도 즐기고 싶고, 집 앞에서 마음 놓고 산책도 하고 싶을 텐데, 폐쇄된 군 시설이 떡하니 자리하고 있다면 보는 사람 누구나 불편할 것 같은데요.
도대체 사용하지도 않는 군 시설이 왜 이곳에 방치된 건지, 철거되지 않고 있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최영은 기자>
네, 지난 2012년, 이 곳은 인천광역시의 매립사업으로 인해 이전이 확정된 곳이었습니다.
그러니까 그 때부터 사용을 하지 않아 벌써 10년 가까이 문이 굳게 닫혀있던 곳이라는 건데요.
그렇다면 곧바로 철거가 되어야 했는데, 어떤 이유인지 계속해서 자리만 차지하고 있어 지역 주민들은 군과 지자체에 해당 건물을 철거를 요구하는 민원을 제기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2012년 이후부터니까 접수된 민원의 양도 상당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도대체 왜 최근까지도 해결되지 못했던 건지 알아봤습니다.
해당 지역은 보시다시피 원래 해안 경계 지역입니다.
이곳 해안 경계 담당은 육군17보병사단이 맡았는데요.
문제가 된 동막소초도 바로 관련 군 시설 가운데 하나였던 겁니다.
그런데 인천광역시는 이 지역에 매립사업을 추진하는데요.
말 그대로 바다를 매립해서 도시를 개발하는 사업의 부지가 된 겁니다.
사업 계획이 세워진 당시 군과 인천시는 매립으로 인해 철거해야 할 군 시설들을 정하고, 이전을 합의하게 됐는데요.
문제는 해당 지역의 매립은 지금까지 추진되지 않았고, 사업이 추진되지 않으니 군 시설 역시 철거되지 않은 채 도심 속 흉물로 남게 된 겁니다.
인터뷰> 김용희 / 인천광역시 연수구
"이쪽이 원래 다 바다였어요. 매립되기 전에는 바다였으니까 이쪽 주변으로 해서 군 소초들이 많았죠. 그러면서 해안경비를 담당 했는데요. 현재는 보시는 것처럼 매립이 됐기 때문에 이쪽은 쓸모가 없는 곳으로..“
◇박성욱 앵커>
네, 그러니까 매립 사업으로 인해 군 시설이 이전하기로 하면서 동막소초는 미사용 시설이 됐지만, 해당 지역의 매립사업이 최근까지 진행되지 않았고, 그러면서 아직까지 철거가 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네요.
◆최영은 기자>
맞습니다.
그러면서 군과 지자체, 양 기관 모두 사업에 대한 어떠한 진전 없이 시간만 끌어오던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신축 아파트가 착공이 됐고, 입주가 얼마 남지 않은 주민들은 더 이상 두고 볼 수가 없어 국민권익 위원회의 문을 두드리게 됐습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곧바로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특히나 더 문제가 된 건 도시계획상 이 공간이 공원과 도로가 조성되어야 할 공간인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때문에 더욱 빠른 해결이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국민권익위는 육군17보병사단과 인천시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양 기관이 지난 2012년 합의된 내용 이후 계획은 달라졌지만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는 것이 이 문제의 핵심이라고 보고 조정에 나섰습니다.
인터뷰> 김경희 / 국민권익위원회 국방보훈민원과 조사관
"(해당)아파트가 1천 세대가 넘는 아파트인데요. 동막소초에 대해 이 아파트 뿐 아니라 인근 주민도 많은 민원을 냈습니다. 저희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그리고 17사단 인천 해양수산청, 인천항만공사, 또 재산정리를 해줄 국방부 시설본부의 경기남부시설단인데 재산 정리를 해줘야 해결되어야 해서 이 기관들의 실무자를 모아서 계속 협의를 했습니다. (중략) 2012년에 체결된 협의 각서만 주장하지 말고 향후 어떻게 해결 해야 할지 논의 하자고..."
◆최영은 기자>
국민권익위의 중재로 수차례 관계기관 간 협의가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지난달 10일, 드디어 조정에 이르렀는데요.
육군 17보병사단은 아파트 준공 이전까지 이 군 시설을 철거해주기로 합의를 했고요.
다만 철거가 되는 대신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등 관계 기관이 오는 2025년까지 중대급의 병영생활관을 건축해 17보병사단에 이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인터뷰> 김경희 / 국민권익위원회 국방보훈민원과 조사관
"동막소초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서 내년까지 철거 하고 거기에 도로와 공원 조성할 계획이라고 했고요. (중략)국방부에 있는 남부시설단은 국방부 재산을 함부로 철거할 수 없으니 우선 철거 후 남부시설단은 이 재산을 정리해주는 것으로 했고, 이렇게 해서 동막소초 문제는 그렇게 조정안에서 해결했습니다. (중략) 철거가 된다면 도로와 공원이 조성돼 정주 여건이 엄청나게 향상될 것입니다."
◆최영은 기자>
해당 지역은 인천타워 건립과 주변 공원 조성 등 예정되어 있는 여러 사업이 있는데요.
주민들은 동막초소 철거부터 원활하게 이루어져서 이 밖에 다른 사업들도 예정대로 진행되면 좋겠다는 기대를 밝혔습니다.
동막소초 철거와 이밖에 주민들의 안전과 편의를 위한 사업들이 제대로 진행되는지 앞으로도 계속 지켜봐야겠습니다.
◇박성욱 앵커>
네 , 오랜 기간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던 문제였는데요.
국민권익위의 조정을 통해 해결에 속도가 붙은 것 같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최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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