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민 앵커>
최근 공인중개사를 통하지 않고 아파트를 사고 파는 직거래가 늘고 있다고 하는데요.
윤세라 앵커>
정부가 이런 직거래를 가장해, 세금을 회피하려는 '꼼수 증여'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고강도 조사에 나섭니다.
윤현석 기자의 보도입니다.
윤현석 기자>
금리 인상 등으로 집값이 하락하면서 부동산 거래량이 점차 줄어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공인중개사를 통하지 않고 거래하는 이른바 직거래 비율은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윤현석 기자 yoonhyun1118@korea.kr
"지난 9월 전국의 아파트 직거래 건수는 3천3백 6건으로 전체 거래의 약 18%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이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무려 2배 이상 증가한 수치입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부동산 직거래는 매매가의 최대 7%인 중개수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활용돼왔습니다.
녹취> 공인중개사 사무소 대표
"실컷 우리랑 방 보고 집주인이랑 거래해버리는 경우도 많죠. 수수료 아끼려고. 4명 중 2명은 직거래로 도망간다고 생각하면 돼요."
하지만 최근 시세보다 수억 원씩 낮은 가격에 체결된 수상한 직거래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현장에서는 이 수상한 직거래를 부모와 자식, 법인과 대표 등 특수관계인 간의 세금 회피를 위한 이상 거래로 보고 있습니다.
녹취> 김도훈 /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세종시지부장
"지금 거래 가격이 낮다 보니까 이 틈을 타서 특수관계인 거래라고 하죠. 지인, 가족 간의 거래, 증여세 회피 목적으로 거래가 많이 돼서 직거래도 늘지 않았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실제 적발 사례를 보면, A씨는 시세 31억 원짜리 아파트를 아들에게 시세보다 9억 원이나 저렴하게 직거래로 팔면서 선금으로 1억 원을 받았습니다.
이후 아들과 전세 계약을 맺고 직거래 당시 선금으로 받은 1억 원도 돌려줬습니다.
사실상 아들에게 돈 한 푼 받지 않고 물려 준 것으로 증여세와 양도세를 회피하려는 편법 증여가 의심되는 상황입니다.
법인 대표인 B씨는 시세 24억 원짜리 아파트를 법인으로부터 16억 원에 직거래로 매수해 대표는 소득세, 법인은 법인세 탈루가 의심되는 사례도 드러났습니다.
최근 이와 같은 이상 직거래가 늘어나자 국토교통부가 전국의 아파트 직거래에 대한 고강도 기획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습니다.
기획조사는 전국 아파트 거래 중 지난해 1월부터 내년 6월 신고분까지를 대상으로 3단계에 걸쳐 시행됩니다.
다만 공인중개사를 통해 거래했을지라도, 매매 대상이 된 아파트가 있는 지역이 아닌 다른 지역에 있는 중개사무소를 통해 과도한 고·저가 계약을 했다면 조사 대상에 포함됩니다.
전화 인터뷰> 김성호 / 국토교통부 부동산거래분석기획단장
"특히 이번 조사는 부모, 자녀 간 법인, 법인 대표 등 특수 관계인 간의 이상 고·저가 직거래를 대상으로 편법 증여, 명의 신탁, 거래가격 거짓신고 등의 불법 행위를 집중점검 할 계획입니다."
조사결과 탈세 목적의 불법행위가 적발되면 국세청과 경찰청 등 관계기관에 통보할 예정입니다.
편법 증여를 통해 증여세를 회피한 부분이 드러날 경우 미납 세금과 가산세가 추징되고, 보유세 회피를 위한 명의신탁의 경우에는 경찰 수사를 거쳐 부동산 실명법에 따라 징역과 벌금이 선고됩니다.
국토부는, 내년 1월까지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이상 거래를 금액, 종류로 분류하고 이를 통해 이상 거래 선별 기준을 만들 계획입니다.
또 기획조사 이후에도 직거래 상시 모니터링을 통해 이상 거래 적발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김태형, 이수오 / 영상편집: 진현기 / 영상그래픽: 김민지)
KTV 윤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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