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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를 빚진 70년 [최대환의 열쇠 말]
등록일 : 2023.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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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환 앵커>
지난주에 세계박람회기구 실사단이 부산 유엔군 묘지를 찾았을 때, 참전 용사의 손녀인 부산 토박이 에이시아 양이 안내를 맡아 주목을 끌었는데요.
여덟 명 중 네 명이 6·25 참전국 출신이었던 실사단 위원들은 뭉클한 감동을 느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절체절명의 위기에 천리길을 마다않고 달려와 목숨을 걸고 날 구해준 친구가 있다면, 여러분은 그를 잊을 수 있겠습니까.
미국, 캐나다, 튀르키예, 남아공 등 스물두 개 참전국의 도움으로 되찾은 평화가, 올해로 70년이 됐습니다.
6·25전쟁 당시 우리를 돕기 위해 참전한 유엔군 소속 외국 군인은 모두 195만7천여 명이었고, 이 중 목숨을 잃은 이가 3만8천 명에 육박합니다.
10만3천여 명이 부상을 입었고 만 명 가까이가 포로가 되거나 실종됐습니다.
이들로 구성된 유엔군은 국군과 함께 결사항전으로 싸웠고, 1950년 9월 15일 인천상륙작전을 기점으로 극적으로 전세를 반전시킬 수 있었습니다.
만일 그들이 없었다면, 우린 지금 어떤 나라에서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요?
정전협정 70주년을 맞은 올해, 우리 정부는 의미있는 행사들을 다양하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먼저 정전협정이 체결된 7월 27일에는 스물두 개 참전국이 참여하는 국제기념식을 열어서, 세계 중추 국가로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공유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아울러 국내외 참전용사 후손들을 위한 교류 사업을 추진하는 한편, 국내와 참전국 학교들을 연계한 국제 교육과정을 통해 학생들이 6·25전쟁과 동맹의 역사를 배우고 계승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정부의 이런 계획들에선 참전용사의 헌신에 대한 감사와 함께, 자유의 가치를 국제사회와 공유하고 이를 미래세대로 계승하겠다는 일관된 의지가 읽힙니다.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민족은 과거를 되풀이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꽃다운 젊은이들의 희생으로 우리를 지켜준 나라들과 70년이 넘게 맺어온 소중한 인연이, 우리 미래세대 간에도 값진 우정으로 이어지길 기대해 봅니다.

정책의 자물쇠를 여는 열쇠 말, 평화를 빚진 70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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