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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을 기억하는 하루 [현미경]
등록일 : 2023.11.02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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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호 기자>
멕시코 배경의 디즈니 애니메이션 '코코'에서는 주인공 미구엘이 죽은 자의 날, 우연한 계기로 망자의 세계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곳에서 고조 할아버지가 들려준 딸을 향한 사랑의 노래를, 미구엘은 이승으로 돌아와 자신의 증조 할머니 코코에게 불러주는데요.
(영상제공: 디즈니코리아)
"기억해 줘 지금 떠나가지만 기억해 줘 제발 혼자 울지마 몸은 저 멀리 있어도 내 맘은 네 곁에"
뿌리를 찾는 모험을 다룬 이 이야기는 우리로 하여금 이승과 저승을 넘나드는 가족애를 느끼게 합니다.
11월 2일, 오늘은 애니메이션 코코의 배경인 멕시코의 명절, 죽은 자의 날입니다.
이날 멕시코에서는 고인의 사진으로 꾸며진 제사상 앞에서 떠난 가족을 추모한다고 하는데요.
기억해주는 사람이 없으면 영혼이 소멸된다는 믿음은 아마 만국공통인 듯합니다.
그런데 조상 숭배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우리나라에서 제사는 더 이상 이어나갈 전통이 아니라 고민거리가 된 것 같습니다.
성균관이 의뢰한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 열 명 중 여섯 명은 앞으로 제사를 지내지 않겠다고 답한 건데요.
이들은 제사를 간소화하거나 가족 모임 형태로 대체하길 원했습니다.
(출처: 리서치 뷰, 23년 9월 23일~25일)
마침 오늘, 제사가 불화의 씨앗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취지에서 현대화 제사 권고안이 발표됐습니다.
밥 한 그릇, 국 한 그릇이라도 정성을 다하면 된다, 간소한 반상 차림을 올리면 된다는 게 성균관이 제시한 권고안입니다.
축문은 한문 대신 한글로, 그리움을 담은 애틋한 편지글로 써서 읽어도 된다는 답변은 고정관념을 깨기에도 충분했습니다.
성균관에서 이런 권고안이 나온 이유는 사랑했던 가족을 기억하는 하루라는 제사의 의미까지 사라져버릴까 우려했기 때문일 겁니다.
시대와 현실에 따라 모습이 바뀔 지라도 떠난 가족을 기억하는 마음, 그것 하나만 변치 않으면 되는 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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