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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의 틈새 메우기 [최대환의 열쇠 말]
등록일 : 2024.03.26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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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환 앵커>
노동과 관련해 선조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대표적인 제도로, 품앗이를 꼽습니다.
품앗이는 마을 사람끼리 서로의 일을 번갈아 가며 도와주는 협동 방식, 그러니까 서로의 일품을 빌려주고 받으면서, 한정된 공동체의 노동력을 극대화하는 제도였는데요.
어제는 자네 집, 오늘은 우리 집, 하며 서로의 일품을 나누는 품앗이 제도는 지금도 그 취지가 계승돼 곳곳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근로자가 육아를 위해 근무시간을 줄일 수 있는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도, 대체인력을 뽑을 여력이 없는 중소기업에겐 품앗이처럼 활용되는 대표적인 제도죠.
그런데, 현장 조사 결과 근로자 25.6%가 동료들에게 부담을 줄까봐 신청을 꺼리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어차피 돌아가며 하는 건데 동료들의 업무 가중을 우려하는 이유는 뭘까요.
원래 품앗이는 서로 주고 받는 것인데, 제도 시행 전에 육아기가 끝났거나 아예 계획이 없는 직원은 일품을 주기만 하고 받을 기회가 없는 상황이 되는 겁니다.
제도와 현장의 어긋남을 해소하기 위한 묘책은 단축근무자의 업무를 나눠맡는 동료들에게 보상금을 주는 겁니다.
오는 7월부터 중소기업에서 업무를 분담한 동료 근로자에게 회사가 보상을 지급하게 되면, 정부가 한 달에 최대 20만 원씩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대체인력을 뽑기 어려운 중소기업의 근로자도 마음의 부담 없이 제도를 활용할 수 있게 될 걸로 기대됩니다.
'현장에 답이 있다'는 격언은 비단 정책을 착안하고 만들 때만 적용되는 말이 아닐 겁니다.
정책이 만든 취지에 맞게 현장에서 잘 안착되고 운영되는지 살피는, '정책과 현장 간의 간격 메우기'가 부지런히 지속되길 기대해봅니다.

정책의 자물쇠를 여는 열쇠 말, '정책의 틈새 메우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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