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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에 '인공 비' 가능할까?···현재는 '화재 예방' 초점 [현미경]
등록일 : 2024.05.10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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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호 기자>
뉴스의 숨은 이야기까지 확대해 보여드립니다.
최근 사막의 도시 두바이가 홍수로 물에 잠기는 일이 있었죠.
비행기조차 침수된 활주로에 착륙해야 했는데요.
이날 두바이에 하루 동안 내린 비의 양은 무려 2년치 분량이었습니다.
폭우의 원인에 대해서는 인공강우 실험 때문이라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아랍에미리트가 수십년 전부터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공강우 실험을 해왔거든요.
하지만 인공강우 원인설에 대해 아랍에미리트 기상당국과 기후학자들은 선을 그었습니다.
비를 내리게 할 수는 있어도 홍수를 일으킬 정도는 아니라는 거죠.
대신 학자들이 원인으로 지목한 건 바로 이상기온입니다.
그러면서 지구온난화로 인해 앞으로 극단적인 가뭄이나 폭우가 빈번해질 거라는 경고까지 덧붙였습니다.
이상기온의 징후는 우리 주변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데요.
지난 가을 유독 잦았던 산불과 최근 급등한 과일, 채솟값 등이 모두 이상기온이 원인으로 지목돼왔죠.

녹취> 남성현 / 산림청장
"기후 변화로 기온이 점점 상승하고 있습니다. 산림과학원 연구 결과에 의하면 산불 발생 위험은 기온이 1.5℃ 상승하면 산불 위험은 8.6%가 높아지고요. 2℃가 상승되면 13.5%가 증가하는 거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자연스레 시선은 기술로 기후를 조정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표로 향했습니다.
찾아 낸 해답은 앞서 언급한 인공강우 기술입니다.
원리를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비가 내릴락 말락하려는 구름에 구름씨를 뿌려주면 주변의 수분 알갱이가 달라붙어 빗방울이 돼 떨어지는 건데요.
비의 씨앗 역할을 하는 구름씨는 드론이나 비행기로 뿌려주는 거죠.
다만 구름이 머금고 있는 수분의 양 이상으로 비를 내리게 할 수는 없어서, 앞서 학자들이 폭우를 내리게 할 정도는 아니라고 했던 겁니다.
하늘에 구름이 없어도 비를 내리게 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세계 각국은 오래 전부터 인공강우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연구와 실험에 매진해왔습니다.
이미 미국은 겨울철 눈을 많이 내리게 해 여름에 식수로 활용하는 실험을, 호주는 구름을 형성해 바다의 수온을 낮추는 연구를 진행 중인데요.
현재 전 세계에서 인공강우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국가는 무려 40개국에 달합니다.
그럼 우리나라는 언제부터 인공강우 기술 확보에 뛰어들었을까요?
기록상 우리나라가 처음 인공강우 실험을 한 건 1963년부터입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연구를 시작한 건 지난 2006년, 대관령에 구름물리선도센터가 생긴 이후고요.
그 후로 2017년 11월,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기상항공기를 들여오면서 기술 개발 여건이 갖춰졌습니다.
우리나라의 인공강우 기술은 현재 어디까지 왔을까요?
기상청은 인공강우로 서울의 약 1.5배 면적에 평균 1.3mm의 비를 내리게 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습니다.
실험 한 번에 120만 톤의 수자원을 확보하게 된 건데요.
수원시민들이 한 해 동안 사용하는 물의 양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다만 기술 상용화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계속되는 실험에도 빗물 양이 크게 늘지 않아, 기상청도 비의 양보다 습도를 높여 산불을 예방하는 데 초점을 뒀는데요.
기상청은 인공강우 기술의 본격적인 상용화 시점을 오는 2028년으로 내다봤습니다.
기술이 진보하면 대기 중의 미세먼지를 줄이거나, 우박, 안개 피해를 줄이는 등의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를 위해 기상청은 연구에 활용할 항공기 두 대를 추가로 들여오고, 올해 연구 예산으로 73억 원을 편성했습니다.
끊임없는 도전과 연구에 힘입어 가뭄에 단비가 내리는 게 아닌, 인공비를 뿌릴 날도 성큼 다가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지금까지 뉴스 확대해 보기, 현미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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