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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실종의 날···"고통은 현재진행형“
등록일 : 2024.09.01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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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기혁 기자 gyugi@korea.kr
“이렇게 많은 위패에는 6.25전쟁 당시 북한에 강제로 납치된 분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습니다. 이런 강제 납북은 6.25전쟁 후에도 이뤄졌는데요. 부모, 형제의 생사를 모른 채 여전히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가족들이 있습니다.”

중학교 1학년 때 영문도 모른 채 아버지와 생이별을 해야 했던 박연옥 씨, 1971년, 백령도 인근에서 조업을 하던 아버지가 북한에 납치됐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습니다.

인터뷰> 박연옥 / 강제납북 피해가족
"언젠가는 오실 줄 알았어요, 저는. 어린 마음에. 누가 그렇게 될 줄 알았어요···"

이산가족 상봉 등 기회가 될 때마다 아버지의 소식을 확인해봤지만, 아무런 기별도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어느덧 50년이 훌쩍 지난 지금, 그저 생사만 확인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인터뷰> 박연옥 / 강제납북 피해가족
"지금이라도 그 엄마가 눈 감으시기 전에 정말 아버지가 살아 계신지, 그다음에 돌아가셨으면 자식으로서 제사라도 지내야 되니까 그 날짜가 언제인지만 알았으면 좋겠어요. 진짜."

정부가 추정하는 전시 납북자는 약 10만 명, 전후 납북자도 3천800여 명이나 됩니다.
대부분 조업, 선교활동 중에 강제 납북된 사람들입니다.
이들 중 516명은 여전히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강제 납북 자체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가 2014년 발표한 최종보고서는 북한이 1950년대 이후, 다른 나라의 국민을 조직적으로 납치해 대규모 강제 실종사태를 초래했다고 적시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북한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공식 사과하고, 문제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수경 / 통일부 차관
"북한은 계속해서 이러한 강제실종, 납북, 억류에 대해서 사실을 부인하거나 궤변을 늘어놓고 있는데, 그것보다는 오히려 사실을 인정하고 공식적으로 사죄를 표명하는 것이 북한이 보여줘야 될 태도라고 보고요."

납북 피해 가족 단체들은 생사 확인과 정기적인 소통, 신속한 송환을 북한에 촉구하고 있습니다.
오는 11월 열리는 유엔인권이사회의 북한인권상황 정례검토에서 국제사회에 문제를 알리고, 해결의 단초를 마련하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인터뷰> 김수경 / 통일부 차관
"11월에 북한의 인권상황을 국제사회가 점검하는 UPR(정례인권검토)이 예정돼 있습니다. 사실 이 계기는 우리로서는 북한 인권 침해 상황을 국제사회에 널리 알릴 수 있는 굉장히 좋은 계기이거든요. 이 계기에 납북, 억류, 강제실종 문제를 좀 더 많이 국제사회가 알아서···"

올해도 어김없이 돌아온 강제실종희생자의 날, 피해 가족들은 현재 진행형인 강제 납북 피해가 그저 오래전 일로, 잊혀질까 두렵습니다.
(영상취재: 구자익, 한성욱, 임주완 / 영상편집: 오희현 / 영상그래픽: 김민지)

KTV 문기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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