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포커스 (심층취재)
등록일 : 2006.10.20
미니플레이
최근 서래마을 영아유기사건이 우리나라와 프랑스 사회에 큰 이슈로 떠올랐습니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수사결과에 의구심을 가졌던 프랑스 언론에서는 감탄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 경찰의 과학수사 역량이 세계적 수준이라는 것을 입증한 셈입니다.
이번 사건을 통해 본 우리 과학수사의 수준과 함께, 한국판 CSI실험실인 ‘다기능 현장증거분석실’ 설치 계획을 짚어봤습니다.
기자>
지난 석 달간 이목을 집중시켜온 서래마을 영아유기사건의 전말이 밝혀졌습니다.
프랑스 현지 경찰의 수사를 받던 베로니크 부인이 2명의 영아를 집에서 살해해 냉동고에 방치한 사실을 자백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한 결과를 얻기까지 우리 한국 경찰은 힘겨운 싸움을 계속해야 했습니다.
쿠르조씨 부부가 유력한 범인임에도 이를 입증할 증거를 찾기 위해 고심해야 했고, DNA분석 결과가 나온 후에도 프랑스 현지언론과 여론은 이를 불신하는 바람에 답답한 수사가 계속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특히, 외국인인 탓에 외교적 문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어 수사과정에 고민이 컸습니다.
서래마을 영아유기사건은 지난 7월 23일 자신의 집 냉동고에 보관된 영아 사체 2구의 존재를 쿠르조씨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시작됐습니다.
방배경찰서 강력팀 형사들이 급파됐고, 현장에 있던 영아 주검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정밀분석 결과 태어난 지 1주일이 안된 영아라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경찰은 쿠르조씨 부부의 집에 출입했던 가정부와 친구 등을 용의선에 올려놓고 영아의 부모를 찾는데 수사를 집중했습니다.
이를 위해 사건 현장에서 빗, 칫솔, 쓰다버린 귀이개 등 가능한 증거들을 샅샅이 찾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감정을 의뢰했습니다.
이와 함께 신고자인 쿠르조씨의 동의를 얻어 구강상피세포를 추출해 영아의 DNA와 비교 분석케 했습니다.
결과는 놀랍게도 쿠르조씨가 영아의 아버지인 것으로 밝혀졌고 다시 10여일 후에는 부인인 베로니크씨가 영아의 어머니임이 확인 돼 경찰의 수사는 급물살을 타게 됩니다.
이렇게 DNA분석의 결과는 발로 뛰는 현장수사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DNA분석에도 두 부부가 범행사실을 부인하자, 사건 현장을 다시 들려 탐문 수사를 벌인 결과 때마침 인근 주민들로부터 베로니크씨가 자궁적출수술을 받았다는 첩보를 입수한 것입니다.
강남 인근 산부인과를 수색한 결과 한 병원에서 베로니크씨의 수술 집도의로부터 자궁샘플을 채취 받아 국과수에 유전자 분석을 의뢰하게 됩니다.
결과는 DNA일치. 하지만, 쿠르조씨 부부는 한국 경찰의 수사에 불신한다며 프랑스에 체류하기로 합니다.
결국 프랑스 언론이 관심을 가지면서 프랑스 수사당국에서 우리 경찰에게 사법 공조를 요청하고, 수사기록과 유전자 검사 보고서 등이 프랑스로 전달됐습니다.
프랑스에서도 유전자 분석결과는 동일했고, 결국 쿠르조씨 부부는 현지 경찰에 긴급 체포되면서 사건 조사는 마무리 단계에 와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수사 역량에 의구심을 품었던 프랑스 언론에서는 수사 결과를 보고나서야 자국의 왜곡된 시각을 반성하고 한국 경찰의 수사력을 높이 인정했습니다.
이번 영아유기 사건 해결은 우리 과학수사가 선진국 수준에 도달했음을 입증한 쾌거입니다.
그러나 우리 경찰의 과학수사 역량은 이미 여러 차례 국내외에서 그 진가를 발휘해 왔습니다.
인도네시아 지진해일 피해 때 사체 신원확인 작업에 동참해 우리가 개발한 지문 고온처리 식별법으로 미 FBI 등 외국 경찰로부터 최고 수준의 감식능력임을 인정받았습니다.
국내에서는 올해 초 지난 10여 년간 숨어 다니던 대전 연쇄 성폭행범을, 5월에는 서울 서남부 살인사건과 서북부 성폭행범을 프로파일링과 DNA분석 등과 같은 과학수사를 통해 검거한 성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과학수사는 그 성과에 비추어 인력과 규모 면에서 부족한 부분이 많습니다.
우리 과학수사의 요람인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조차도 석박사급 수사요원이 200여명이 되지만 연간 20만 건에 이르는 감정 의뢰를 소화하기엔 어려움이 많습니다.
게다가 업무량에 비해 그 처우마저 낮아 우수한 연구 인력 확보에 걸림돌이 되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현재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업무의 95%를 경찰과 연관돼 있어 수사 효율성을 위해 관리감독 기관인 경찰로 이관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현재 행정자치부 소속으로 경찰청의 관리감독을 받는 불균형적인 구조가 그 이관 사유로 검토되고 있으나, 수사 공정성과 효율성 측면에서 법무부와 국무조정실 등에서 아직 이견이 남아있는 상탭니다.
경찰에서는 국과수 이관에 앞서 과학수사 시스템 개선과 독자적 수사 역량을 높이기 위해 서울경찰청 과학수사계에 다기능 현장증거분석실을 설치할 계획입니다.
다기능 현장증거분석실은 검시, 현장 감식, 범죄분석 등을 통해 확보한 증거물과 함께 관련 범죄 정보를 통합관리하기 위한 실험실입니다.
날로 지능화되는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과거의 감식 체계의 한계를 극복하고 미세한 증거를 통해서도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이를 위해 올해 11월 4일 개소를 목표로 약 2억 원의 예산을 들여 파노라마 3D카메라 등 첨단장비와 전산시스템 구축, 검시관과 범죄분석 요원 확보, 전문교육 등에 투자할 예정입니다.
경찰의 ‘다기능 현장증거분석실’ 설치는 실제 수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미세먼지, 혈흔 등에 대한 신속한 감식 체계를 갖춰 경찰 과학수사의 위상을 높이는 동시에 국과수의 과중한 업무를 보완과 수사 효율성을 향상시킬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나라의 증거감식과 분석 능력은 선진국 수준이지만 이를 뒷받침할 기관이 국과수 한 곳인 점은 개선돼야할 문제입니다.
이 때문에 다기능 현장증거분석실 설치와 과학수사 요원 증원은 우리의 수사 역량을 이끌어내는 큰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우리 경찰의 과학수사 역량이 세계적 수준이라는 것을 입증한 셈입니다.
이번 사건을 통해 본 우리 과학수사의 수준과 함께, 한국판 CSI실험실인 ‘다기능 현장증거분석실’ 설치 계획을 짚어봤습니다.
기자>
지난 석 달간 이목을 집중시켜온 서래마을 영아유기사건의 전말이 밝혀졌습니다.
프랑스 현지 경찰의 수사를 받던 베로니크 부인이 2명의 영아를 집에서 살해해 냉동고에 방치한 사실을 자백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한 결과를 얻기까지 우리 한국 경찰은 힘겨운 싸움을 계속해야 했습니다.
쿠르조씨 부부가 유력한 범인임에도 이를 입증할 증거를 찾기 위해 고심해야 했고, DNA분석 결과가 나온 후에도 프랑스 현지언론과 여론은 이를 불신하는 바람에 답답한 수사가 계속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특히, 외국인인 탓에 외교적 문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어 수사과정에 고민이 컸습니다.
서래마을 영아유기사건은 지난 7월 23일 자신의 집 냉동고에 보관된 영아 사체 2구의 존재를 쿠르조씨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시작됐습니다.
방배경찰서 강력팀 형사들이 급파됐고, 현장에 있던 영아 주검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정밀분석 결과 태어난 지 1주일이 안된 영아라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경찰은 쿠르조씨 부부의 집에 출입했던 가정부와 친구 등을 용의선에 올려놓고 영아의 부모를 찾는데 수사를 집중했습니다.
이를 위해 사건 현장에서 빗, 칫솔, 쓰다버린 귀이개 등 가능한 증거들을 샅샅이 찾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감정을 의뢰했습니다.
이와 함께 신고자인 쿠르조씨의 동의를 얻어 구강상피세포를 추출해 영아의 DNA와 비교 분석케 했습니다.
결과는 놀랍게도 쿠르조씨가 영아의 아버지인 것으로 밝혀졌고 다시 10여일 후에는 부인인 베로니크씨가 영아의 어머니임이 확인 돼 경찰의 수사는 급물살을 타게 됩니다.
이렇게 DNA분석의 결과는 발로 뛰는 현장수사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DNA분석에도 두 부부가 범행사실을 부인하자, 사건 현장을 다시 들려 탐문 수사를 벌인 결과 때마침 인근 주민들로부터 베로니크씨가 자궁적출수술을 받았다는 첩보를 입수한 것입니다.
강남 인근 산부인과를 수색한 결과 한 병원에서 베로니크씨의 수술 집도의로부터 자궁샘플을 채취 받아 국과수에 유전자 분석을 의뢰하게 됩니다.
결과는 DNA일치. 하지만, 쿠르조씨 부부는 한국 경찰의 수사에 불신한다며 프랑스에 체류하기로 합니다.
결국 프랑스 언론이 관심을 가지면서 프랑스 수사당국에서 우리 경찰에게 사법 공조를 요청하고, 수사기록과 유전자 검사 보고서 등이 프랑스로 전달됐습니다.
프랑스에서도 유전자 분석결과는 동일했고, 결국 쿠르조씨 부부는 현지 경찰에 긴급 체포되면서 사건 조사는 마무리 단계에 와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수사 역량에 의구심을 품었던 프랑스 언론에서는 수사 결과를 보고나서야 자국의 왜곡된 시각을 반성하고 한국 경찰의 수사력을 높이 인정했습니다.
이번 영아유기 사건 해결은 우리 과학수사가 선진국 수준에 도달했음을 입증한 쾌거입니다.
그러나 우리 경찰의 과학수사 역량은 이미 여러 차례 국내외에서 그 진가를 발휘해 왔습니다.
인도네시아 지진해일 피해 때 사체 신원확인 작업에 동참해 우리가 개발한 지문 고온처리 식별법으로 미 FBI 등 외국 경찰로부터 최고 수준의 감식능력임을 인정받았습니다.
국내에서는 올해 초 지난 10여 년간 숨어 다니던 대전 연쇄 성폭행범을, 5월에는 서울 서남부 살인사건과 서북부 성폭행범을 프로파일링과 DNA분석 등과 같은 과학수사를 통해 검거한 성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과학수사는 그 성과에 비추어 인력과 규모 면에서 부족한 부분이 많습니다.
우리 과학수사의 요람인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조차도 석박사급 수사요원이 200여명이 되지만 연간 20만 건에 이르는 감정 의뢰를 소화하기엔 어려움이 많습니다.
게다가 업무량에 비해 그 처우마저 낮아 우수한 연구 인력 확보에 걸림돌이 되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현재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업무의 95%를 경찰과 연관돼 있어 수사 효율성을 위해 관리감독 기관인 경찰로 이관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현재 행정자치부 소속으로 경찰청의 관리감독을 받는 불균형적인 구조가 그 이관 사유로 검토되고 있으나, 수사 공정성과 효율성 측면에서 법무부와 국무조정실 등에서 아직 이견이 남아있는 상탭니다.
경찰에서는 국과수 이관에 앞서 과학수사 시스템 개선과 독자적 수사 역량을 높이기 위해 서울경찰청 과학수사계에 다기능 현장증거분석실을 설치할 계획입니다.
다기능 현장증거분석실은 검시, 현장 감식, 범죄분석 등을 통해 확보한 증거물과 함께 관련 범죄 정보를 통합관리하기 위한 실험실입니다.
날로 지능화되는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과거의 감식 체계의 한계를 극복하고 미세한 증거를 통해서도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이를 위해 올해 11월 4일 개소를 목표로 약 2억 원의 예산을 들여 파노라마 3D카메라 등 첨단장비와 전산시스템 구축, 검시관과 범죄분석 요원 확보, 전문교육 등에 투자할 예정입니다.
경찰의 ‘다기능 현장증거분석실’ 설치는 실제 수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미세먼지, 혈흔 등에 대한 신속한 감식 체계를 갖춰 경찰 과학수사의 위상을 높이는 동시에 국과수의 과중한 업무를 보완과 수사 효율성을 향상시킬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나라의 증거감식과 분석 능력은 선진국 수준이지만 이를 뒷받침할 기관이 국과수 한 곳인 점은 개선돼야할 문제입니다.
이 때문에 다기능 현장증거분석실 설치와 과학수사 요원 증원은 우리의 수사 역량을 이끌어내는 큰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