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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화 감독의 '반드시 크게 들을 것' [날아라 독립영화]
등록일 : 2009.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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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는 눈을 높이는 시간, 독립영화를 만나볼 순서입니다.

함께 해주실 맹수진 영화평론가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맹수진입니다.

Q1> 지난 주 이 시간에, 비보이 월드컵 ‘배틀 오브 더 이어’를 배경으로 한 영화 ‘플래닛 비보이’를 소개해드렸는데요.

반가운 소식이 들렸습니다.

영화 속에 등장했던 우리나라 비보이팀 ‘갬블러즈’가 올해 같은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고 합니다.

A1> 네, 영화 속에서 디펜딩 챔피언으로 등장했던 ‘갬블러즈’가 2009년 ‘배틀 오브 더 이어’에서 다시 한 번 왕좌를 탈환했는데요.

지난주에 개봉한 ‘플래닛 비보이’도 관객들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고, 여러모로 경사였습니다.

꿈을 이루기 위한 비보이들의 순수한 열정이 관객들을 감동시킨 것이라고 생각되는데요.

‘플래닛 비보이’가 꿈을 춤으로 표현한 이야기라면, 오늘 소개해드릴 영화는 꿈을 음악으로 표현한 이야기입니다.

백승화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반드시 크게 들을 것’ 인데요.

이 작품은 녹록하지 않은 인디밴드의 현실을 눈물겹게 담아내지고 않고, 락스타가 되기 위해 좌절과 성취를 거듭하는 과정을 담고 있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스타가 안 되면 어때, 성공하지 못하면 어때. 우리가 이렇게 즐거우면 된 거지.’ 하고 요즘 말로 ‘쿨하게’ 이야기하는 영화입니다.

기대가 되는데요.

그럼 ‘반드시 크게 들을 것’을 함께 보시겠습니다.

로큰롤 콘서트에 다녀온 것처럼 즐겁고 유쾌한 영화였습니다.

Q2> 최근 이렇게 록음악과 영화가 만나는 예가 많아지는 것 같은데요?

A2> 최근 한국에서 인디밴드에 관한 록 다큐멘터리들이 적지 않게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정병길 감독의 ‘록큰롤에 있어 중요한 것 세 가지’, 민환기 감독의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그리고 고달우, 김모모 감독의 ‘좋아서 만든 영화’ 등이 있는데요.

최근 록음악과 다큐멘터리의 만남이 활발해지는 것은 록 다큐멘터리를 통해 음악인들과 영화인들 모두 윈-윈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일단, 인디 밴드들은 자신들의 음악과 음악에 대한 열정을 관객에게 호소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채널을 갖게 되는 셈이고요.

감독들 역시 록음악과 음악인이라는 촬영대상 자체의 에너지가 워낙 강렬하기 때문에 잘만 만들면 영화가 빛날 수 있기 때문이죠.

실제로 최근의 ‘록 다큐멘터리’는 관객으로부터 상당히 적극적인 반응을 얻어내고 있습니다.

음악팬과 영화팬 모두를 즐겁게 해주는 것이죠.

Q3> 그럼 영화를 만든 백승화 감독의 인터뷰를 들어보겠습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우린 안 될 거야, 아마’라는 말이, 인터넷에서 유행어가 되기도 했는데요.

Q4> 어떤 점이 그런 호응을 이끌어냈을까요?

A4> 가장 열광적으로 반응한 것은 청년실업 문제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20대였는데요.

거창하게 얘기하자면, 자기 반영을 넘어 우울한 현실에 대한 함축적 평가로까지 느껴진 거죠.

다분히 자조적이고 비관적인 말을 내뱉는데도, 관객들 역시 어느 순간, 타바코쥬스에 서서히 빨려 들어가게 되는데요.

이 밴드에는 뭔가 묘하게 이 시대 젊은이들의 어떤 기운, 혹은 정신이 배어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영화 속에서 타바코쥬스 역시 우여곡절 끝에 자신들의 앨범을 발표하고 꽤나 중요한 무대에도 서면서, 나름 성공을 맛보게 되는데요.

하지만 남들이 이제 성공의 길목에 섰다고 느낄 만한 이 순간에, 이들은 이제 모든 것을 다 이루었다며 아무 미련 없이 밴드 해체를 선언합니다.

뭔가 부족한 것 같지만 이런 단호함도 갖고 있는, 숨은 열정의 소유자들이라는 것이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근본적인 힘 아닐까 싶습니다.

다큐멘터리에는 ‘타바코쥬스’ 말고도 또다른 밴드 ‘갤럭시 익스프레스’가 등장하는데요.

Q5> 두 밴드의 모습이 확연하게 다르더라고요.

A5> 이 영화는, 두 밴드에 전혀 다른 캐릭터를 부여하고 이들을 대조시키면서 극적인 재미를 높여가는데요.

‘갤럭시 익스프레스’는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인정 받고 성공하는 밴드로 등장하고.

반대로 ‘타바코쥬스’는 술 때문에 공연을 펑크 내기 일쑤인 게으르고 대책 없는 밴드로 그려집니다.

이런 모습을 통해서 감독님이 얘기하고 싶었던 부분이 있다고 하는데요.

감독님께 직접 들어봤습니다.

화면으로 함께 보시죠.

감독님 말씀을 듣고 보니까.

Q6> 우리가 그동안 1등이 아니면, 모두 실패한 것으로 생각한 것이 아닌가.

반성하게 되는데요.

A6> 감독은 자신의 밴드 ‘타바코쥬스’를 사회적인 시선으로 보면, 루저 같은 실패한 것처럼 보이게 그리면서도 그런 삶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고 있는데요.

남들이야 어떻게 생각하든, 자신들이 좋으면 그만인 삶을 예찬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영화를 보고나면 누구도 ‘갤럭시 익스프레스’와 ‘타바코쥬스’를 비교하면서 동정하거나 안쓰럽게 여기게 되지는 않는 거죠.

네, 즐거운 ‘록 다큐멘터리’ 영화 ‘반드시 크게 들을 것’을 만나봤습니다.

Q7> 끝으로 이번 주 영화 소식은 어떤 것이 있나요?

A7> 네, 규모는 작지만 우리가 접하기 어려운 제3국의 영화를 만날 수 있는 특색 있는 영화제들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먼저 한국과 브라질의 수교 50주년을 기념해, ‘브라질영화 특별전’이 27일까지 계속되는데요.

세계유수영화제에서 극찬을 받았던 브라질의 대표적인 영화 7편이 소개될 예정입니다.

축구와 쌈바 만큼 강렬한 브라질 영화들을 만나보실 수 있는 기회고요.

그리고 올해로 10회째를 맞은 유럽영화제가 오늘부터 시작되는데요.

지난 9년간 상영된 작품 중 화제작 10편과, 국내 소개되지 않은 최신작 20편을 묶어 모두 30편의 영화를 만나실 수 있다고 합니다.

네, 맹수진 선생님.

오늘도 좋은 영화 이야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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