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녘 어둠을 가르고 길게 울음을 토해내면서 새벽을, 빛이 찾아 왔음을 예고했던 닭. 수탉은 정확한
시간에 울었기 때문에, 그 소리만 들으면 밤이 깊었는지 날이 샜는지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시계가 없던
시절 새벽 시간은 닭의 울음소리로, 날씨가 흐린 날이나 밤 시간은 닭이 횃대에 오르는 모습을 보고
시간의 흐름을 파악했다. 특히 과거에는 조상을 모시는 게 제일 중요한 일이었기 때문에 닭의 울음소리를
기준으로 뫼를 짓고 제사를 지냈다고 한다.
이처럼 오랜 옛날부터 우리의 생활 속에서 함께 해 온 닭. 2017년은 정유년, 닭의 해이다. 닭은 십이지의
열 번째 동물로, 을유乙酉 · 정유丁酉 · 기유己酉 · 신유辛酉 · 계유癸酉 순으로 육십갑자를 순행한다.
방향으로서는 서, 시간으로는 오후5~7시, 달로는 음력 8월을 지키는 방위신자 시간신이라고 하는데,
조상들은 예로부터 닭을 어둠을 뚫고 아침을 여는 상서롭고 신통력을 지닌 서조로 여겨왔다. 그래서
닭의 울음소리를 한 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서곡으로 비유하기도 했고, 민간에서는 밤을 떠돌던 귀신들이
이 소리를 들으면 일제히 사라져버린다고 믿었다고 하는데…
2017년 정유년의 시작! KTV 파워특강에서는 천진기 국립민속박물관장의 강연을 통해 우리 역사 속, 생활
속 닭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