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현석 앵커>
빛고을 광주의 근대사를 한눈에 엿볼 수 있는 박물관이 등장 했습니다.
과거 선조들의 생활 모습과 호남 의병 관련 자료 등 다양한 역사 전시물이 선보였는데요.
그 옛날 광주읍성과 관문이 축소 재현돼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순미경 국민기자가 다녀왔습니다.
순미경 기자>
(광주역사민속박물관 / 광주시 북구)
간판이 한자로 쓰여진 우체국과 극장, 낯선 거리 풍경이 관람객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합니다.
1920년대 광주 시내 중심가 모습인데요.
지금과는 사뭇 다른 모습에 어린이들이 신기해합니다.
현장음>
"(영화 화면도 흑백이었죠?) -컬러는 아닌 거 같은데 이 시대 때는..."
이곳은 광주역사민속박물관, 원래 민속박물관이었던 이곳에 3년간 역사 공간 구축 사업을 벌여 새롭게 문을 열었는데요.
박물관 명칭을 SNS에서 시민 의견을 수렴해 정했습니다.
인터뷰> 정다정 / 광주시 남구
"광주 근대역사의 거리까지 한눈에 볼 수 있는 장소로 탈바꿈해서 아이들과 많이 배우고 가는 시간인 것 같아요."
눈길을 끄는 것은 2층에 새로 마련된 광주 근대역사실.
고려 말 왜구에 맞서 큰 전과를 거둔 정지 장군의 갑옷을 볼 수 있습니다.
임진왜란 당시 예순 살에 전쟁터에 나가 의병들을 진두지휘한 고경명 장군이 직접 쓴 호소문, 광주 충장로 거리 이름의 기원이 된 충장공 김덕령 장군의 친필 편지가 보입니다.
한말 일제에 맞서 싸운 호남 의병들의 총과 당시 활약 모습을 담은 사진도 볼 수 있습니다.
일제강점기 광주학생운동 당시 우리 학생들이 체포돼 갇혔던 구치소 사진 자료도 보입니다.
인터뷰> 김오성 / 광주역사민속박물관장
"나라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정의를 위해 싸웠던 지역 특유의 정서를 중점적으로 부각함으로써 자라나는 어린이들, 광주시민들이 우리 지역에 대해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사라져버린 옛 광주의 모습도 엿볼 수 있는데요.
조선 시대 광주읍성 모습을 대형 모형으로 사실감 있게 재현했고, 일제가 없애버린 광주의 관문 절양루 모습을 축소된 크기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조선 시대 정조 때 광주에서 치른 과거시험 합격자 명단도 볼 수 있습니다.
길이가 무려 28m나 될 정도로 합격자 이름이 빼곡히 쓰여 있습니다.
터치스크린으로 써보는 과거 시험지는 관람객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킵니다.
인터뷰> 키오마 암스트롱 / 미국 관광객
"이 공간이 좋았어요. 얼마나 많은 사람이 과거시험에 합격했는지에 대한 것과 전통적인 글자들은 보기만 해도 멋져요."
1층은 민속전시실, 넓은 평야가 만들어낸 풍요 속 남도의 들노래를 들려주는데요.
'백 리만 떨어지면 풍속이 다르다'는 옛말처럼 남도의 다양한 의식주와 수공업, 민요 등을 소개했습니다.
인터뷰> 김요한 / 초등학생
"할머니를 한번 모시고 오고 싶어서 할머니도 모시고 왔어요. 조상들이 살았던 집 안의 물건들이 되게 신기했어요."
(촬영: 임보현 국민기자)
5·18 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 전시회도 열렸는데요.
당시 사진과 포스터를 보는 관람객들의 모습이 진지하기만 합니다.
박물관 측은 '생활 속 거리두기'를 위해 90분 간격으로 관람객을 받고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했는데요.
관람을 원하면 박물관 누리집이나 전화 예약을 해야 합니다.
조상들의 삶과 애환을 간접 체험할 수 있는 광주역사민속박물관, 이곳을 찾아 지난 세월 우리 역사의 숨결을 느껴보시면 어떨까요?
국민리포트 순미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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