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경 앵커>
'자판기 전성시대'로 불리는 요즘 다양한 자동판매기가 잇따라 선보이고 있는데요.
청소년들의 고민을 덜어주는 조언 자판기, 개인 물품을 사고 팔 수 있는 중고거래 자판기도 등장했습니다.
모두 청년들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것인데요.
정세훈 국민기자가 소개해드립니다.
정세훈 국민기자>
(화정역 광장 / 경기도 고양시)
경기도 고양시의 한 역 광장, 청소년 자유공간이 위치한 이곳엔 특이한 자판기가 있는데요.
근처를 지나던 청소년들이 관심을 보입니다.
현장음>
"맞아, 한 번 뽑아봐."
언뜻 보면 책을 파는 자판기 같지만 고민이 있는 청소년들을 위해 만들어진 '조언 자판기'입니다.
한 청소년이 500원 동전을 넣어보는데요.
도움말이 담긴 선물상자가 나옵니다.
인터뷰> 곽현영 / 중학생
"'완벽한 외모보다 더 소중한 것이 매력'이라는 문구를 보니까 마음에 큰 위로가 되어서 정말 고마운 자판기인 것 같아요."
이 조언 자판기에서는 모두 9개 주제로 나누어 좋은 도움말을 선물상자에 담아주는데요.
도움말 주제는 공부에 대한 고민부터 대학 진학 등 진로 문제, 그리고 외모와 사람과의 관계에 대한 고민 등 다양합니다.
선물상자 안에는 지역주민들이 작성한 상황별 도움말은 물론 자신을 잘 돌보라는 의미로 머리빗 같은 재미있는 선물과 시원한 음료도 담겨있습니다.
현장음>
"시원하다~"
이 조언 자판기는 한 대학생 제안으로 만들어진 것.
지난해 고양시 청소년 정책 제안 대회에서 자신의 고민을 바탕으로 한 제안이 현실로 이어진 것입니다.
인터뷰> 박기병 / 조언 자판기 제안 대학생
"청소년 시기는 고민과 걱정으로 가득한 시기인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편리성과 접근성을 갖춘 자판기라는 매개체를 통해 조언을 쉽게 구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조언 자판기의 도움말은 고양시 청소년재단에서 조사한 지역 청소년 고민 실태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 지난 한 달 반 동안 청소년 7백 명이 이용했습니다.
인터뷰> 김승섭 / 고양시 청소년재단 청소년지도사
"7백 명의 청소년 중에서 단 한 명이라도 위로와 삶의 활력을 받았다고 하면 이 자판기는 값진 자판기라고 생각합니다."
서울의 한 영화관, 투명한 사물함이 보이는데요.
장난감부터 모자, 그리고 고급시계까지 진열해 놓고 파는 중고거래 자판기입니다.
어린 자녀와 함께 온 한 시민이 장난감을 구매합니다.
인터뷰> 중고거래 자판기 이용자
"실제로 이용하다 마침 괜찮은 장난감이 있어 구매해 봤는데 아기도 좋아하고 좋은 것 같아요."
판매자는 관련 앱에 자신이 내놓을 물건을 올린 뒤 앱 이용자의 평가를 거쳐야 합니다.
현장음>
"하트를 두 개 이상 받으면 판매를 할 수 있는 거예요."
자판기에서 휴대폰 인증을 거친 뒤 사물함에 물건을 넣으면 판매가 시작됩니다.
거래가 되면 사흘 뒤 판매자에게 입금이 되는데요.
요즘 같은 코로나19 사태 속에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비대면 거래가 가능한 게 장점입니다.
현장음>
"이거 살까?"
인터뷰> 서유하 / 서울시 마포구
"평소에 가끔 중고거래를 이용하는데 시간이나 장소 제약이 많고 귀찮아서 흐지부지되고 이런 경우도 많아서 (자판기를) 자주 이용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중고거래 자판기를 만든 주인공은 다름 아닌 한 대학교 창업팀 학생들, 현재 6곳에 설치된 자판기가 좋은 반응을 얻은 만큼 규모를 점차 키워나갈 꿈에 부풀어 있습니다.
인터뷰> 김길준 / 중고거래 자판기 개발 대학생
"올해 하반기까지 총 백 군데 이상 중고거래 자판기를 설치해서 시민분들께서 쉽고 안전하게 중고 거래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계획입니다."
지금까지 시중에 선보인 자판기는 모두 60여 가지, 자판기 진화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영상촬영: 강정이 국민기자)
자판기의 다양한 변신을 이끌어낸 청년들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 우리 사회 곳곳에서도 청년들의 아이디어가 빛을 낼 수 있길 기대해 봅니다.
국민리포트 정세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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