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혜 앵커>
요즘 기차가 내는 칙칙폭폭, 이제는 들을 수 없는 소리가 됐죠.
하지만 여전히 ‘땡땡땡땡’ 소리를 내는 도심 속 철도 건널목이 있습니다.
서울 도심에 남아 있는 철도건널목에 추억 돋는 '땡땡소리' 나는 곳,
오지민 국민기자가 안내합니다.
오지민 국민기자>
(백빈건널목 / 서울시 용산구)
'땡땡땡땡' 소리가 요란하게 울리고 차단기가 내려집니다.
걸음을 멈춘 사람들이 철길에서 한 발짝 물러서고 열차가 경적을 울리며 지나갑니다.
현장음>
"이번엔 이쪽으로..."
"광역전철일 것 같아요~"
"광역전철? 그럼 지나가면 나오겠지요?"
잠시 후 건널목 차단기가 또다시 내리고 요란하게 땡땡 소리가 다시 울립니다.
기차가 지나간 거리는 다시 한산하고 평화로워졌습니다.
인터뷰> 이한광 / 서울시 구로구
"옛날과 지금이 섞여 있는 것 같아서 오히려 새로웠어요."
용산역 1번 출구에서 10분 정도 걷다 보면 만나는 이색풍경.
철도 건널목과 주변 골목은 고층 빌딩이 숲을 이룬 역 인근과 전혀 다른 모습입니다.
'땡땡거리'는 경의선이 다니던 시절 건널목 차단기에서 울리는 땡땡 소리로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뜨거운 땡볕도 아랑곳하지 않고 무언가 기다리는 아이들, 잠시 후 땡땡 소리가 나면서 보고 싶은 열차가 나타나자 환호가 터집니다.
현장음>
"오, 레고~ 엄마도 이 기차는 처음 봐."
"나 레고 진짜 좋아하는데..."
백빈건널목은 경의중앙선과 경춘선 ITX가 지나가는데요.
열차가 지나갈 때마다 인증 사진을 담느라 손과 발길이 분주합니다.
인터뷰> 이소연 / 서울시 강동구
"기차가 지나가는 게 신기하고 요즘에는 잘 못 보는 풍경이라 신기해하고 있었어요."
조선시대 궁에서 퇴직한 백 씨 성을 가진 궁녀가 이 근처에 살았다고 해서 붙여진 백빈골목은 지금은 ‘땡땡거리’로 더 알려졌는데요.
녹슨 붉은 간판의 방앗간을 비롯해 오래된 낮은 가옥과 상점들이 세월의 흐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장운 / 'ㅇ' 방앗간 운영
"여기서 자리 잡은 게 지금 40년 차예요. 일제시대 때부터 있던 게 그대로 있는 거니까..."
도심 속 옛날 모습이 남아 있는 백빈골목은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고 주변에 작은 맛집이 생기면서 발길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정기 / 제주시 연동
"여기가 아이유 드라마 촬영지로 유명하다고 해서 사진 촬영차 답사도 할 겸 왔습니다."
(취재: 오지민 국민기자 / 촬영: 장경자 국민기자)
서울의 향수가 느껴지는 땡땡거리로 감성 넘치는 철길 힐링 여행 떠나보시면 어떠실까요?
국민리포트 오지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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