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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은 그리움 기억하다, 이산가족의 날 기념전
등록일 : 2024.09.30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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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가 앵커>
6·25 전쟁으로 인해 남북으로 흩어져 사는 이산가족들, 이들은 점점 나이가 들어가면서 헤어진 가족을 만날 수 있는 시간도 줄어들고 있습니다.
상봉에 대한 그리움이 더 짙어질 수밖에 없는데요.
서울역사박물관에서는 제2회 이산가족의 날을 맞아 '희미한 기억, 짙은 그리움' 기념전을 열고 있습니다.
그 현장에 김민지 국민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김민지 국민기자>
(장소: 서울역사박물관 / 서울시 종로구)

서로의 안부를 묻는 사람들의 얼굴에 한없이 눈물이 흐릅니다.
전쟁으로 인해 헤어진 가족을 그리워하는 모습이 담긴 어르신 4분의 영상은 관람객의 마음을 울립니다.

인터뷰> 임혜경 / 경기도 수원시
"저희 아빠가 이산가족이에요. 1930년생이시거든요. 그래서 지금 (몸이) 많이 불편하세요. (나이가) 90세가 훨씬 넘어서... 그런데 어릴 때 추억은 생생하게 기억에 남으시나 봐요. 황해도에서 사셨던 기억과 (어린 시절) 엄마와 같이 드셨던 만두 이야기, 그런 말을 많이 하세요. 분단 돼서 가보지도 못하는데 모시고 한 번 가면 좋을 걸... 그런 생각 많이 들어요."

철조망 너머를 가리키는 두 사람의 모습 위로 새겨진 희미한 기억, 짙은 그리움이라는 글씨가 이산의 아픔을 보여줍니다.
철조망에 묶인 띠에는 헤어진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통일에 대한 염원의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현장음>
"(가족을) 데려오려다 그만 탄로가 나서 우리 집사람은 젊으니까 데리고 나오고 어머니만 혼자 남은 거죠..."

1988년부터 2024년 7월까지 신청된 국내 이산가족 수는 134,121명 이 중 생존자는 37,953명.
상봉 신청자 가운데 고령자 비율이 점점 높아지면서 가족을 만나기만 기다리다 돌아가시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조태룡 / 서울시 은평구 / 황해도 출신
"저희 부친과 저만... 나머지 가족들은 떨어지고 아버지와 저만 새벽 1시쯤 집을 탈출해서 밤 중에 40리를 걸어 38선 월남을 했습니다. 고령 이산가족이 점점 나이가 많아지고 그러니까 차츰차츰 희망이 소멸되어 가요. 인류 보편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인류애적인 면에서 (이산가족 문제는) 헤쳐 나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산가족상봉은 지난 2018년을 마지막으로 현재까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데요.
이산가족의 손 편지, 고향 그림, 북한의 가족에게 받은 선물, 가족사진 등 다양한 전시품이 이산가족의 소망과 그리움을 말해줍니다.

김민지 국민기자
"제 뒤쪽에 보이는 보자기는 탈북민이 1.4후퇴 때 남한으로 쓰고 온 보자기인데요. 이곳의 물건들은 북한의 생활상과 분단된 아픔을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우리 주변에서 점점 잊혀져가는 이산가족의 현실을 보여주고 이들의 아픔을 함께하는 이번 전시는 국가에서 지정한 이산가족의 날을 기념해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열리는 건데요.
이산가족이면서도 사회의 관심을 받지 못한 6·25 전쟁 중 납북된 시민과 국군포로 등 납북자 문제도 다루고 있습니다.

인터뷰> 윤이서 / 서울역사박물관 학예연구사
"이번 전시에서는 실제 이산가족의 목소리로 그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는 인터뷰 영상을 준비했는데요. 이분들을 통해서 정말 생이별은 무엇인지, 부모·형제의 생사도 확인하지 못하는 애끓는 심정, 죽기 전 마지막으로 고향 땅을 한 번만이라도 밟아보고 싶다는 절절한 소원을 들을 수 있습니다."

(촬영: 김창수 국민기자)

헤어진 가족과 떠나온 고향을 그리워하는 이들을 위로하고 상봉 재개의 희망이 담긴 이번 전시는 이달 27일까지 열립니다.

국민리포트 김민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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