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밥맛을 찾다 '토종 벼' 지키는 사람들
등록일 : 2025.11.15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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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서경 앵커>
우리가 먹는 쌀의 토종 품종은 몇 개나 될까요?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많이 사라졌던 토종 벼가 여주의 한 농장에서 복원되고 있습니다.
토종 벼를 지키는 사람들을 박세정 국민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박세정 국민기자>
(우보농장 / 경기도 여주시)
햇살이 눈부신 가을날. 여주 전북리 농장에 전국에서 달려온 봉사자들이 모였습니다.
특별한 추수를 하기 위해섭니다.
현장음>
"벼 베기 작업을 할 거고요, 오후에는 홀태 작업을 할 겁니다"
긴 물 장화에 밀짚모자를 쓴 봉사자들은 트럭을 타고 논으로 이동합니다.
오늘 벼 베기를 할 논은 수확철 자주 내린 비로 물이 질벅한 상태입니다.
자칫 안전사고 위험이 있어 봉사자들은 작업 전 낫 벼 베기에 대한 주의 사항을 듣습니다.
현장음>
"벼를 이렇게 잡았죠, 이거를 이렇게 드는 순간 끝나는 거예요, 이렇게 놓으면 돼요"
오늘 벼 베기를 할 논은 1,158㎡.
쓰러진 벼가 많아 작업이 쉽지 않지만 조심 조심 벼를 베 나갑니다.
인터뷰> 이진호 / 광주광역시 동구
"예상보다 뻘밭 같은 느낌이더라고요. 그래서 너무 힘들다고 생각은 했지만, 밥을 먹으니까 정말 맛있는 거예요."
30여 명의 봉사자들이 벼를 베고 볏단을 만든 후 트럭에 차곡차곡 쌓아 나르는데요.
어릴 때부터 논농사를 배워 가족이 함께 5년째 토종 벼 농장에서 벼 베기 봉사를 하며 우리의 쌀을 지켜 나가는 형제도 있습니다.
인터뷰> 전효민 / 경기도 광주시
"토종 벼를 복원하는 것도 엄청난 일이었지만, 그 일들이 후대 아이들을 위해서 한 거라고... (우보농장) 농부가 안 계시면 자기들이 그 일을 이어서 해야겠다는 말을 하더라고요. 이제는 (아이들이) 낫질도 저보다 능숙하고 다른 일도 잘해줘서 너무 감사한 경험입니다."
오늘 수확한 벼는 지난 2008년에 경북 고령에서 수집된 토종 벼입니다.
찰 지고 특유의 고소한 맛을 지니고 있어 밥은 물론 술이나 떡 재료로 인기가 높습니다.
'붉은차나락'은 잎과 줄기가 아름다워 논 조성 경관용으로 쓰이며 볏짚은 공예 재료로도 활용됩니다.
탈곡은 벼 낟알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하는 전통 홀태 방식으로 하는데요.
현장음>
"아깝다고 다시 훑어도 죽정이라서 안 훑어집니다"
벼 이삭을 가지런히 부채꼴로 펴서 홀태에 올려놓고 가볍게 쭉 잡아당기자 낟알이 떨어집니다.
인터뷰> 송주희 / 광주광역시 동구
"벼 벨 때는 많이 누워 있어서 조금 어렵고 손도 많이 갔지만 벤 것들 쌓아 보니 양이 꽤 되니까 뿌듯한 마음도 들었고 홀태 작업까지 해보니까 쌀이 완성되는 과정이 어렵고 소중히 생각하면서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토종 벼농사를 짓는 우보농장은 2년 전 고양시 벽제에서 여주시 전북리로 옮겼습니다.
5만 제곱미터의 논에서 이름도 빛깔도 성질도 다른 벼들이 자라고 있습니다.
토종 벼농사를 지으면서 토종 벼 연구회를 이끌고 있는 이 농장은 작목반을 중심으로 운영되지만 모내기와 추수철에는 전국의 봉사자들이 부족한 일손을 보태고 있습니다.
인터뷰> 유재경 / 국제슬로푸드한국협회 수원지부
"낱알이 한 알 한 알, 이렇게 알곡이 이 정도로 많은지 몰랐어요. 토종 벼는 처음이거든요. 쓰러져 있어서 너무 안타까워요. 농부들이 고생해서 농사지었는데 감사하는 마음으로 먹어야 할 것 같아요."
인터뷰> 래도 / 광주광역시 래미학교 길잡이교사
"낫질 맛, 손맛 보려고 했는데 확실히 기후가 많이 바꿨다는 것을 실감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추수가 아니고 추수 반, 정리 반 이렇게 된 것 같습니다. 정리된 면적만큼 보람은 두 배입니다."
땀 흘린 뒤 먹는 토종 쌀 점심은 그야말로 꿀맛
현장음>
"황금비율로 섞어서 만든 108미고요∼"
우보농장의 토종 쌀 108품종을 섞은 108미로 지은 밥에 봉사자들이 각자 가지고 온 반찬에 우리 쌀 막걸리까지 특별한 밥상이 차려졌습니다.
인터뷰> 양정순 / 경기도 광주시
"올해 부모님과 농사 공부를 시작하면서 논농사 프로젝트에 같이 오게 되었거든요. 토종 벼에 대해 깊이 알게 돼서 집에서도 108미를 먹고 있는데, 일하면서 또 먹으니까 색다른 느낌인 것 같아요."
조선시대 때 1,450여종이 있던 토종 벼는 일제강점기 등을 거치면서 많이 사라졌다가 하나둘 복원돼 현재 우보농장 등에서 460여 종을 재배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장동희 / 우보농장 이사
"(북극조) 벼가 검은색이죠. 현미 색깔은 녹색이에요. 녹미고 알이 굵고 밥맛도 좋고 특히 술맛이 좋아서 술용·밥용으로도 많이 양쪽으로 다 쓰는 벼 중의 하나입니다. 검은색 들녘의 대표적인 벼 중의 하나고 이렇게 진한 색이에요."
(촬영: 박성애 국민기자)
농부뿐만 아니라 다양한 계층의 소비자들까지 함께한 토종 벼 키우기와 수확은 종자의 다양성을 지켜내며, 우리 논농사의 뿌리와 미래를 이어주고 있습니다.
현장음>
"토종 쌀이 최고야∼"
국민리포트 박세정입니다.
우리가 먹는 쌀의 토종 품종은 몇 개나 될까요?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많이 사라졌던 토종 벼가 여주의 한 농장에서 복원되고 있습니다.
토종 벼를 지키는 사람들을 박세정 국민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박세정 국민기자>
(우보농장 / 경기도 여주시)
햇살이 눈부신 가을날. 여주 전북리 농장에 전국에서 달려온 봉사자들이 모였습니다.
특별한 추수를 하기 위해섭니다.
현장음>
"벼 베기 작업을 할 거고요, 오후에는 홀태 작업을 할 겁니다"
긴 물 장화에 밀짚모자를 쓴 봉사자들은 트럭을 타고 논으로 이동합니다.
오늘 벼 베기를 할 논은 수확철 자주 내린 비로 물이 질벅한 상태입니다.
자칫 안전사고 위험이 있어 봉사자들은 작업 전 낫 벼 베기에 대한 주의 사항을 듣습니다.
현장음>
"벼를 이렇게 잡았죠, 이거를 이렇게 드는 순간 끝나는 거예요, 이렇게 놓으면 돼요"
오늘 벼 베기를 할 논은 1,158㎡.
쓰러진 벼가 많아 작업이 쉽지 않지만 조심 조심 벼를 베 나갑니다.
인터뷰> 이진호 / 광주광역시 동구
"예상보다 뻘밭 같은 느낌이더라고요. 그래서 너무 힘들다고 생각은 했지만, 밥을 먹으니까 정말 맛있는 거예요."
30여 명의 봉사자들이 벼를 베고 볏단을 만든 후 트럭에 차곡차곡 쌓아 나르는데요.
어릴 때부터 논농사를 배워 가족이 함께 5년째 토종 벼 농장에서 벼 베기 봉사를 하며 우리의 쌀을 지켜 나가는 형제도 있습니다.
인터뷰> 전효민 / 경기도 광주시
"토종 벼를 복원하는 것도 엄청난 일이었지만, 그 일들이 후대 아이들을 위해서 한 거라고... (우보농장) 농부가 안 계시면 자기들이 그 일을 이어서 해야겠다는 말을 하더라고요. 이제는 (아이들이) 낫질도 저보다 능숙하고 다른 일도 잘해줘서 너무 감사한 경험입니다."
오늘 수확한 벼는 지난 2008년에 경북 고령에서 수집된 토종 벼입니다.
찰 지고 특유의 고소한 맛을 지니고 있어 밥은 물론 술이나 떡 재료로 인기가 높습니다.
'붉은차나락'은 잎과 줄기가 아름다워 논 조성 경관용으로 쓰이며 볏짚은 공예 재료로도 활용됩니다.
탈곡은 벼 낟알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하는 전통 홀태 방식으로 하는데요.
현장음>
"아깝다고 다시 훑어도 죽정이라서 안 훑어집니다"
벼 이삭을 가지런히 부채꼴로 펴서 홀태에 올려놓고 가볍게 쭉 잡아당기자 낟알이 떨어집니다.
인터뷰> 송주희 / 광주광역시 동구
"벼 벨 때는 많이 누워 있어서 조금 어렵고 손도 많이 갔지만 벤 것들 쌓아 보니 양이 꽤 되니까 뿌듯한 마음도 들었고 홀태 작업까지 해보니까 쌀이 완성되는 과정이 어렵고 소중히 생각하면서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토종 벼농사를 짓는 우보농장은 2년 전 고양시 벽제에서 여주시 전북리로 옮겼습니다.
5만 제곱미터의 논에서 이름도 빛깔도 성질도 다른 벼들이 자라고 있습니다.
토종 벼농사를 지으면서 토종 벼 연구회를 이끌고 있는 이 농장은 작목반을 중심으로 운영되지만 모내기와 추수철에는 전국의 봉사자들이 부족한 일손을 보태고 있습니다.
인터뷰> 유재경 / 국제슬로푸드한국협회 수원지부
"낱알이 한 알 한 알, 이렇게 알곡이 이 정도로 많은지 몰랐어요. 토종 벼는 처음이거든요. 쓰러져 있어서 너무 안타까워요. 농부들이 고생해서 농사지었는데 감사하는 마음으로 먹어야 할 것 같아요."
인터뷰> 래도 / 광주광역시 래미학교 길잡이교사
"낫질 맛, 손맛 보려고 했는데 확실히 기후가 많이 바꿨다는 것을 실감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추수가 아니고 추수 반, 정리 반 이렇게 된 것 같습니다. 정리된 면적만큼 보람은 두 배입니다."
땀 흘린 뒤 먹는 토종 쌀 점심은 그야말로 꿀맛
현장음>
"황금비율로 섞어서 만든 108미고요∼"
우보농장의 토종 쌀 108품종을 섞은 108미로 지은 밥에 봉사자들이 각자 가지고 온 반찬에 우리 쌀 막걸리까지 특별한 밥상이 차려졌습니다.
인터뷰> 양정순 / 경기도 광주시
"올해 부모님과 농사 공부를 시작하면서 논농사 프로젝트에 같이 오게 되었거든요. 토종 벼에 대해 깊이 알게 돼서 집에서도 108미를 먹고 있는데, 일하면서 또 먹으니까 색다른 느낌인 것 같아요."
조선시대 때 1,450여종이 있던 토종 벼는 일제강점기 등을 거치면서 많이 사라졌다가 하나둘 복원돼 현재 우보농장 등에서 460여 종을 재배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장동희 / 우보농장 이사
"(북극조) 벼가 검은색이죠. 현미 색깔은 녹색이에요. 녹미고 알이 굵고 밥맛도 좋고 특히 술맛이 좋아서 술용·밥용으로도 많이 양쪽으로 다 쓰는 벼 중의 하나입니다. 검은색 들녘의 대표적인 벼 중의 하나고 이렇게 진한 색이에요."
(촬영: 박성애 국민기자)
농부뿐만 아니라 다양한 계층의 소비자들까지 함께한 토종 벼 키우기와 수확은 종자의 다양성을 지켜내며, 우리 논농사의 뿌리와 미래를 이어주고 있습니다.
현장음>
"토종 쌀이 최고야∼"
국민리포트 박세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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