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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한옥마을 만든 '건축왕' 정세권 재조명
등록일 : 2021.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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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민 앵커>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서울 북촌 한옥마을이 어떻게 형성됐는지 아시나요?
일제강점기에 민족문화를 지키기 위해 도시형 한옥을 지은 '건축왕' 정세권 선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는데요.
그 분의 높은 뜻을 기리기 위한 역사공간이 문을 열어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정민경 국민기자가 다녀왔습니다.

정민경 국민기자>
(북촌한옥마을 / 서울시 종로구)
(영상제공: 서울시 도시재생실)

빼곡히 들어선 기와집, 언제 봐도 정겹고 아름다운 모습인데요.
우리 한옥의 멋이 넘치는 서울의 대표적인 관광지 북촌한옥마을.
관광객이나 시민들 모두 고즈넉한 분위기에 푹 빠집니다.

인터뷰> 박지훈 / 서울시 강서구
"어느 나라에도 뒤처지지 않는 우리나라만의 독자적인 문화를 즐길 수 있어서 너무 좋은 것 같아요."

하지만 북촌한옥마을이 처음에 어떻게 형성됐는지 아는 사람은 극히 드문데요.

(북촌한옥역사관)

그래서 새로 문을 연 것이 지난 1일 문을 연 북촌한옥역사관입니다.
우리 고유의 주거 양식과 문화를 지키는데 앞장선 선각자의 높은 뜻을 기리기 위해 마련됐습니다.

인터뷰> 신순아 / 북촌한옥역사관 담당자
"북촌한옥마을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에 대해 아시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이 없어요. 그래서 한옥마을의 역사나 이런 부분을 알려드리고 한옥마을을 있게 하신 정세권 선생님을 기리고자 저희가 한옥역사관을 개관해서 설명해 드리고 있어요."

이곳에 들어서면 눈에 띄는 인물 사진, 바로 일제강점기 시절 '건축왕'으로 불리던 정세권 선생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부동산 개발업에 뛰어든 분인데요.
당시 일본식 가옥이 늘어나자 이를 안타까워한 나머지 '조선집'으로 불리던 한옥을 지어 분양했고, 이렇게 해서 북촌한옥마을이 형성된 것입니다.

전화인터뷰> 서해성 / 서울시 역사재생 총감독
"이분은 경상남도 고성이 고향이신데 3·1운동 참여한 뒤 서울에 올라와서 북촌에 일본인들이 진출하고 있구나... 이것을 저지하기 위해 한옥을 지어야겠다고 생각하고 한옥을 짓기 시작한 거죠."

이곳에서는 '북촌, 민족문화의 방파제'라는 주제로 정세권 선생을 재조명하는 상설전시회가 열리고 있는데요.
북촌한옥마을 형성 과정을 소개한 자세한 설명을 비롯해 관련 사진과 자료를 선보였습니다.
정세권 선생이 지은 소형 한옥인 '조선집' 분양 광고가 눈길을 끌고 있는데요.
가회동 31번지에 지은 당시 '조선집'의 평면도는 소중한 자료입니다.
또, 1936년 당시 매일신보에 소개된 정세권 선생에 대한 기사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인터뷰> 천형규 / 서울시 은평구
"(한옥이) 자연발생적으로 보존된 건 줄 알았는데 이렇게 뜻이 있는 선각자가 뜻을 가지고 이렇게 보존했다는 게 아주 굉장히 놀랐어요."

정세권 선생은 최초의 근대식 부동산 회사인 '건양사'를 설립해 북촌에 땅을 사들였는데요.
큰 양반집을 산 뒤 필지를 대 6개로 쪼개 작은 한옥을 많이 지었습니다.
이런 덕분에 당시 경성 시민들이 큰돈을 들이지 않고 한옥을 살 수 있었습니다.
이곳 역사관 관계자는 그 의미를 높게 평가합니다.

전화인터뷰> 서해성 / 서울시 역사재생 총감독
"당시 정세권 선생이 했던 일이 우리 역사에서 가장 먼저 한 도시재생이라고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세권 선생은 건축사업으로 번 돈을 독립운동을 위해 쓰기도 했는데요.
조선물산장려회와 조선어학회 회관을 지어 기증하고 재정적인 지원을 했습니다.
이 때문에 지난 1942년 일제가 조선어학회를 탄압할 당시 회원들과 함께 체포돼 고문에 시달리기도 했습니다.
북촌한옥마을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된 관람객들은 새삼 소중한 역사를 배우게 됐다는 반응입니다.

인터뷰> 연제현 / 경기도 과천시
"일제강점기부터 시작해서 근대 한옥까지의 변화를 담고 있는 건축학적으로도 중요한 곳이거든요. 그런 설명을 여기서 잘 볼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촬영: 김태욱 국민기자)

북촌한옥역사관은 발열 확인 등 코로나19 방역을 지키면서 방문객을 맞이 하고 있는데요.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북촌 투어 프로그램과 역사 토크콘서트가 운영될 예정입니다.

일제강점기에 민족문화를 위해 앞장섰던 건축왕 정세권 선생.
이곳 북촌한옥역사관을 찾아 그분의 높은 뜻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요?

국민리포트 정민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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